'흔들림 없는 편안함'…공인구 '트리온다'의 비밀 [아하 월드컵]
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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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월드컵 공인구 이름은 ‘트리온다’(TRIONDA)다. 스페인어로 ‘세 개(Tri)’와 ‘파도(Onda)’를 합친 말로, 세 개의 물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공동 개최국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상징하는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이 중앙 삼각형으로 이어지고, 미국의 별, 캐나다의 단풍잎, 멕시코의 독수리가 새겨졌다.
디자인보다 주목할 것은 기술이다. 공을 만드는 패널(거죽)의 개수가 적을수록 봉제선이 최소화돼 ‘가장 완벽한 구형’을 이루는데, 트리온다는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단 4개의 패널만을 사용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공인구인 피버노바의 패널은 32개였지만, 이후 14개(2006 독일)에서 8개(2010 남아공)와 6개(2014 브라질·2018 러시아)를 거쳐 이젠 4개까지 줄어든 것이다.
패널이 적을수록 공의 표면이 매끈해져 공기 저항이 줄고, 비행 속도가 빨라진다. 공의 흔들림도 덩달아 커진다. 이 때문에 지난 2010년 남아공대회 때 ‘자블라니’는 공기 저항을 예측하기 힘들어 궤적이 멋대로 휘는 ‘도깨비 공’이라는 악명을 얻기도 했다. 당시 골키퍼들에겐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탱탱볼 같다”는 혹평도 피하지 못했다. 트리온다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패널 봉합선인 ‘심(seam·홈)’을 의도적으로 깊이 파고, 공 표면에 라인을 새겨 공기 저항을 사방으로 분산시켰다. 공이 과도하게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이다.
한국의 조별리그 1·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해발 1571m)처럼 고지대에서는 공기 밀도가 낮아 공의 비거리나 속도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선수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홍성찬 서울여대 스포츠운동학과 교수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고지대(해발 2500m) 조건 시뮬레이션 결과 해수면 대비 트리온다의 킥 비거리는 1.7~3.5m 늘어나고, 골대 도달 높이는 0.17~0.35m 상승한다. 공이 더 빠르고 높이 뜨기 때문에 선수들의 순간 판단이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실제 대표팀 골키퍼 조현우는 해발 1410m 고지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전 캠프 훈련 뒤 “공이 예상과 다르게 온다. 살아서 날아온다. 특히 공중볼은 더 그렇다”고 밝혔다.
트리온다의 비밀은 공 안에도 숨겨져 있다. 월드컵 역사상 가장 완벽에 가까운 ‘스마트 볼’이라는 평가다. 기존에는 공 중앙에 고정했던 모션 센서 칩을 트리온다에는 4개의 패널 중 하나에 심은 뒤, 나머지 3개 패널엔 균형추를 달아 공의 무게 중심을 맞췄다. 내부 센서는 공의 가속도나 회전 속도, 충격 방향, 접촉 시점 등 데이터를 초당 500회 수집해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에 실시간 전송한다. 이를 통해 오프사이드나 핸드볼 등 판정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인다.
손현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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